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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만난 세종학당 사람들 : 이경희 학당장(덴마크 코펜하겐 세종학당)

글쓴이홍보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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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11-01

조회수1539

세종학당재단

112호 2022년 10월

10월에 만난 세종학당 사람들

인터뷰 사진
이경희 학당장(덴마크 코펜하겐 세종학당)

MBC 프로그램 ‘도포자락 휘날리며’는 한류 전령사들이 해외 각지에서 한국을 알리는 콘텐츠다. 9월 10일 방영된 덴마크 코펜하겐 편에서는 한국문화 상품을 판매하는 내용으로 촬영을 진행했고 그 수익금을 덴마크 코펜하겐 세종학당에 기부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기에 진심인 코펜하겐 세종학당은 어떤 곳인지 이경희 학당장 인터뷰를 통해 엿보고자 한다.

이경희 학당장님 안녕하세요. 덴마크에 코펜하겐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계신데요. 덴마크에는 아직 한국문화원도, 한국어 교육을 위한 기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어나 한국문화의 기반이 약한 곳에서 세종학당을 개원하게 된 계기와 목표가 궁금합니다.

네. 이야기한 대로 덴마크에는 한국문화원도 한국학교와 같은 한국어 교육기관도 없습니다. 덴마크 자체의 인구가 많지 않은데다 한국 교민의 규모도 크지 않아 그런 것 같아요. 2015년 제가 덴마크에 왔을 때 성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은 친구 사이의 언어교환 수준에 머물러 있었어요. 당시 한국에서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었지만 현지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중에 성인의 평생교육을 위한 방과후 학교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한국어 교육, 한국문화체험에 특화된 방과후 학교, <코레안스크 쿨투르센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2018년부터 이 학교를 독자적으로 운영해오다 2020년 세종학당재단의 신규지정 공고를 보고 신청, 현재의 코펜하겐 세종학당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덴마크 내 한국, 한국어, 한국문화 관련 그룹은 대학의 한국학 전공자, 한국계 입양인, 한국 교민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각 그룹은 나름의 내부행사를 통해 한국문화를 나누고 있어요. 그러나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지만 한국문화에 대해 얘기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덴마크에서 한국에 관심있는 모두가 와서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코펜하겐 세종학당이 덴마크 내 한국과 관련한 다채로운 경험을 나누는 중심기관으로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한국어 교육은 저희 활동의 핵심이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한국어 교육 제공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세종학당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몇 분의 한국어 교원이 계시고 학생분들은 주로 어떤 분들이신가요? 코펜하겐 세종학당만의 특성이 있다면 함께 말씀해주세요.

저희 학당의 중심인력은 선생님 두 분, 운영요원 한 분, 그리고 운영요원과 학당장을 겸하고 있는 저 이렇게 네 명입니다. 여기에 지역 사회 분들이 여러분이 행사 때 와서 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연령으로 보면 20대부터 40대이고, 10대 학생들도 늘고 있습니다. 직업적으로는 직장인, 학생이 대부분이고 성별로는 여성이 다수입니다. 한국과 관련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것은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코펜하겐 세종학당은 한국문화의 기반이 약한 곳에서 운영되다 보니 규모가 작습니다. 활동에 제한되는 부분이 있기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덕분에 빠른 의사결정으로 다양한 일을 경계 없이 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한국어 교육을 단단하게 제공하면서도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제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를 시도하며 덴마크에 가장 맞는 방식을 찾아 나가려고 합니다.

덴마크에서 한국어는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가졌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이 있는지, 또 어떤 이유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나요?

덴마크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심에서 먼 느낌입니다. 관심도로만 보면 유럽-미국-중동-동아시아 순인 것 같아요. 동아시아학 안에서도 한국어/한국학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지원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다소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학 내 한국학과 지원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고 10대, 20대 한국 대중문화 팬층이 늘어나면서 확실히 한국,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확인됩니다. 대중문화에서의 전 지구적 성공에 힘입어 현지 매체에서도 한국문화 관련 특집을 편성하기도 하고요. 덴마크어로 된 케이팝 가수 사전도 출판된 바 있습니다. 현재 유럽의 다른 나라 즉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한국어 학습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유행에 있어 약간의 시차가 있는 덴마크지만, 이러한 흐름이 생겼을 때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주변국의 상황을 주시하며 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희 학당의 학습자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가족문제로 한국과 연이 있는 분들로 한국계 입양인과 입양부모님들, 한국인 배우자가 있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아무래도 소통할 언어가 실질적인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의도 강하고 지속하는 힘도 있습니다. 한국계 입양인의 경우 그 수가 줄고 있지만 한국인 배우자가 있는 분들의 수는 증가하고 있어요. 가족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의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한류 팬들인데요. 이분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몰입도가 높지만 연령대가 낮은 학생이다 보니 한국어 학습을 꾸준히 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에 대해 일반적 관심을 가진 분들입니다. 대학 안에선 한국학 관련 전공을 하며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분들이 있고 대학 밖에선 김치와 같이 한국과 관련된 것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를 배우는 중장년층도 볼 수 있어요.

MBC 프로그램 ‘도포자락 휘날리며’와 인연이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기부금을 받게 된 스토리와 기부금으로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알려주세요.

네, 도포자락 휘날리며 덴마크 편이 촬영되는 동안 이곳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멋진 분들의 덴마크 방문도 즐거운데 여기서 살 수 없는 한국 문화상품이라니요! 제작진에서는 굿즈 판매 금액을 현지 한국학 발전을 위해 쓰고 싶다는 뜻을 재단을 통해 밝혀 왔고 저희 학당이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도서가 많이 필요하지만 현지 수요에 맞는 도서나 물품을 받을 기회는 사실 많지 않아요. 해서, 이번 도서기증을 통해 한국학 교수와 학습자가 적절하게 쓸 수 있는 최신의 연구성과들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그 점에서 앞으로의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학당의 경우 후원금으로 비빔밥을 준비해 나눠 먹으며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또한 가마솥 등의 문화행사 물품도 기증받았는데 문화 행사마다 두고두고 사용하며 진짜 한국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기증을 결정해주신 제작진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세종학당의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매년 어떤 성과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리고 올해를 뒤돌아보며 내년에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덴마크 내 한국어 교육, 문화 향유의 중심으로 기능하는 것입니다. 우선, 교육의 공급자라는 측면에서는 고품질의 학습경험 제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습니다. 유능한 선생님들을 모시고 학습자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한국어 학습에의 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문화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관심이 대중문화에 그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 나가려고 합니다. 민화, 공예, 역사수업, 한문수업 같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한국어/한국 문화의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조직의 안정적 운영 역시 중요한 과제입니다. 저희 학당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영어/덴마크어/한국어 등의 어학능력은 물론이고 행정력, 문화수업 진행 다양한 능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이 모든 것을 해내고 있는 중심 인력들이 지치지 않도록, 기차가 멈추지 않고 오래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당장으로서 제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의 다양한 활동은 “비-한국인”만을 향하지 않습니다. 현지에서 살고 있는 교민들, 특히 자라고 있는 후속세대에게 미칠 영향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덴마크 내 한국관련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인, 한국계 어린이들이 이민자로서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작지만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는 것이 저희의 다른 목표입니다. 이민자로서 혹은 본국의 문화 관련 업무를 하는 조직으로서 외국인들에게 “우리를, 한국을 좋아해달라”고 하기보다는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이 저희와 함께 외롭지 않게 “한국 좋아하기”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와 같이, 한국 문화와 같이 신나게 놀다가 각자의 자리에 가서 자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겠습니다.

월간똑똑

똑똑! 세종학당재단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