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이해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합니다”
포스코청암재단 오영달 상임이사님
포스코청암재단은 설립 이래로 인재 양성의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첫 철강제품이 나오기 전에 이미 장학 재단을 설립했고, 지금은 국내는 물론 해외의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장학생들에게 학업 성취 기회뿐만 아니라 유학 생활에 필요한 한국어 학습 기회 제공을 위해 재단과 협업형 온라인 세종학당을 운영 중인 포스코청암재단의 오영달 상임이사님과 만나 포스코청암재단의 주요 사업과
2024년 비전을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영달 상임이사님. 포스코청암재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의 어떤 가치를 이어받아 설립된 기관인가요?
포스코청암재단의 모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포스코청암재단의 모태는 1971년 1월에 설립된 제철장학회입니다. 1973년 7월 첫 철강제품(용선)이 나왔으니 공장을 건설하면서 장학재단부터
설립한 것입니다. 재단 설립 초기에는 포항제철 직원 자녀 장학 및 제철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장학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차차 해외유학 장학과 지역사회 장학으로 사업을 넓혀갔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
제철장학회를 ‘포스코청암재단’으로 확대 개편하여 새롭게 출범하게 됐습니다. 재단의 지향점이면서 동시에 포스코의 창업 이념인 ‘창의, 인재육성, 희생, 봉사’ 정신을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대하자는
취지였고, 이때부터 사업 범위도 아시아까지 확대했습니다.
현재 청암재단에서는 과학, 교육, 봉사, 기술 분야에서 사회적 귀감이 되는 분들을 기리는 포스코청암상, 아시아 학생의 한국유학 및 아시아 각국의 현지 대학 우수 인재에 대한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포스코아시아펠로십, 국내 유망 신진 과학자를 지원하는 포스코사이언스펠로십, 그리고 사회적 귀감이 되는 영웅적 행동을 기리는 포스코히어로즈 시상과 지역장학 사업이 포함되어 있는 포스코유스펠로십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 한국유학장학 페어웰 포항 답사 기념사진
2024 포스코아시아펠로십 페어웰 행사 사진
상임이사님은 포스코청암재단 재직 이전에 포스코 인도 뉴델리 사무소장을 역임하시는 등 포스코 해외사업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하셨는데요, 재단 상임이사 취임 이후 포스코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하신 사업이 있을까요?
포스코에서 근무한 32년 중에 절반 이상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몽골 등 아시아 지역과 관련된 일을 했고, 주재원으로 홍콩과 인도에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재단 사업이 아시아에 많이 집중되어 있는데요. 현지 사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고 네트워크도 있어서 사업을 진행하고 아시아 국가에서 온 친구들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재단 상임이사로 취임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은 공익재단에 대해 배우고 익히는 과정입니다. 저희 포스코청암재단은 50년 이상 수많은 국내외 펠로들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재단입니다. 펠로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재단을 성장시키고, 인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익재단의 사업들이 광범위하게 변화하고, 글로벌화되며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이런
시대정신에 맞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재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포스코청암재단의 장학사업을 설명하는 오영달 상임이사
포스코청암재단은 2021년 세종학당재단과의 업무협약 체결 후 3년째 ‘아시아학생 한국유학장학’ 인재를 대상으로 ‘협업형 온라인 세종학당’을 운영 중입니다. 한국에 유학 온 이공계 인재들에게
온라인으로 한국어교육을 제공하고 계신 것인데요, ‘아시아학생 한국유학장학’ 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는 장학생들은 어떤 인재들인지, 그리고 이들에게 왜 한국어교육을 제공하고있는지 말씀해주세요.
‘아시아학생 한국유학장학’ 프로그램은 아시아의 발전에 도움이 될 이공계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50년 전 포스코가 한국산업발전의 토대가 되었듯이, 아시아의 산업발전에 탄탄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공계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고, 국내 주요 대학원에 진학을 희망하는 이공계 전공의 아시아 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재단과 함께 협업형 온라인 세종학당을 운영하기 전에는 장학생들에게 별도의 한국어 수업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한국 유학 기간을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언어와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구도 늘어나 세종학당의 한국어 수업을 제공하게 됐습니다.
온라인 세종학당 수업은 매 학기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입문부터 중급까지 수준별로 운영 중입니다. 2021년 운영 첫해엔 1학기, 2022년, 2023년엔 2학기를 운영했고, 각 학기 20~30명내외
장학생들이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료한 장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업 수강 전보다 간단하게 한국어 소통이 가능하며 대학원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 한국어 학습 열풍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세종학당에 모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포스코청암재단도 해외 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서 느끼신 변화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혹은
기억에 남는 인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사업 초기에는 한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국어국문과를 희망하거나 국제 대학원 등 인문계에 대한 관심과 진학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반도체, AI(인공지능) 등 한국의
고도화된 기술분야인 이공계 진학을 위해 한국으로의 유학을 선택하는 비율이 많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보된 기술분야에서도 한국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취득하는 것처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한국도 기술 선진국으로서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2005년도에 장학금을 받았던 베트남 학생이 작년에 연수차 한국에 입국하여 재단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20년이 지났음에도 ‘재단 덕분에 본인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러
왔다고 했는데요. 26살의 풋풋한 대학원생이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후한 교수가 되어 재단을 방문한 것입니다. 재단이 뿌린 씨앗이 큰 나무가 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시아 한국유학장학&비전장학 한국문화체험 기념사진
우수 인재의 진로 설계에 ‘한국’이라는 디딤돌을 놓아준다는 점에서 포스코청암재단과 세종학당재단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양 기관이 더 많은 협업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포스코청암재단에서 진행하는 한국 유학 기회는 아시아의 우수 인재들이 한국에서 공부도 하지만 한국 사람과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종학당의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체험도 똑같이
한국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포스코청암재단과 세종학당재단의 학생들은 장기적으로는 한국을 이해하는 아시아 리더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포스코청암재단에서는 유학생들이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30만 원의 수료장학금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26명의 학생이 우수한 성적으로 한국어 수업을 수료하여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또 매년 세종학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세종한국어평가(SKA)를 통해 재단 장학생들 스스로가 한국어 실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수 학생에게는 10~30만 원의 어학 우수 장학금도 지급합니다.
온라인 세종학당에서 제공하는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수업으로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어서 무척 뿌듯합니다. 앞으로는 학생들에게 언어 외에도 태권도, 케이팝 등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세종학당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세종학당 운영에 대한 장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포스코청암재단과 세종학당재단이 더 많이 협력하기 위한 제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학생들의 만족도는 저희의 기대치보다 정말 높습니다. 대학원생인 장학생들 입장에서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시간을 내어 학원을 방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재단에서 세종학당과 MOU를
맺고 제공하고 있는 협업형 수업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인(원어민) 선생님과 만나서 직접 배운 것을 활용해 볼 수 있어 학생들에게 더욱 반응이 좋은것 같습니다.
2021년에 처음 세종학당과 협업을 시작했을 때보다 점점 더 온라인 수업이 체계적으로 발전되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이제 코로나도 끝났으니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보급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들을 개최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종학당이 한글 보급기관으로서는 단단하게 자리를 잘 잡았으니, 이제는 한국문화보급을 활발히 하여 한글을 비롯한 한국 문화 전파의 중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임이사님이 구상하고 계신 2024년도 포스코청암재단의 비전을 소개해주세요.
다가오는 2025년은 포스코청암재단이 설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지금껏 재단이 걸어온 길을 한번 되돌아보고, 뿌려온 씨를 수확할 시기가 된 것 같아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한편으론 기후
위기, 인구 감소, 지방 균형발전 등 여러 사회적 이슈가 있습니다. 우리 재단이 이러한 변화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합당한 사업들을 재개해 나갈 수 있도록 전열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