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대상 수상자
오베로이 싱 아만딥 님과의 만남
지난 5월부터 전 세계 세종학당 학습자 2,874명이 참가했던 ‘2024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결선이 지난 10월 7일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총 10명의 우수학습자가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겨뤘고 명예의 대상은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의 오베로이 싱 아만딥 님이 차지했습니다. 한국에서 터번을 쓰고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최초의 방송인이 되길 꿈꾸고 있는 아만딥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베로이 싱 아만딥 님! 반갑습니다. 2024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수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오베로이 싱 아만딥입니다. 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세종학당을 다녔고, 현재는 인도에 있는 삼성 데이터 시스템(SDS)에서 한국어
통역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어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맨 처음 어떤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게 되셨나요?
사실 처음에는 한국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지인을 통해 한국어를 알게 됐는데요. 그 이후 한국어 관광 가이드가 돼서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은 생각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도의 역사, 문화, 기념물 등을 한국 손님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집에서 매일 거울을 보며 연습했어요. 한국어를 공부한 지 1년쯤 됐을 때
프리랜서로 일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를 할 수 있었고, 코로나19로 관광 업계에서의 일이 어려워지면서 통역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한국어 학습 방법 중에서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는데요.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선생님들이 모두 한국인이고, 단순히 한국어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도 같이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세종학당에서 공부하는 동안 말하기 대회에 참여할 기회도 많았고요. 또, 주변에 한식당도 있어서 인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5월에 열린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오베로이 싱 아만딥 님
아만딥 님이 한국어를 공부하는 데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사실 주인도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이 없었다면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저는 한국어 말하기 실력 향상을 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소감문을 발표했는데요. 소감문을 발표하면 선생님들이 원고를
확인해 주시고, 수정하면 좋을 부분들을 꼼꼼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또한 선생님들과 함께 말하기 연습도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발음과 말하는 억양 등 많은 부분에서 소감문을 잘 쓸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이번 ‘2024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어떤 마음으로 참가했나요? 대상을 수상한 소감도 궁금합니다.
이번에 말하기 대회 예선에서 우수학습자로 선정되면 세종학당재단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한국에 가 본 적이 없어서 꼭 가보고 싶었어요. 예선에 참여할 당시에는 제가
대상을 받으면 인도를 대표할 수 있다는 사실이나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어요.
대상을 받고 나서는 크게 감동했고, 자랑스럽게 제 나라를 빛낼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이제 장학금을 받고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으니, 한국 방송에 나가는 꿈도 이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과 인도 문화를 나누고, 한국과 인도 두 나라를 하나의 열정으로 묶을 수 있는 멋진 순간들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2024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 결선에 참가한 아만딥 님의 모습
말하기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만딥 님이 특별히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그 이유와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결선 대회 주제를 늦게 받아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점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주제를 받은 바로 다음날에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었는데, 원고를 작성하는 등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너무 짧았어요. 사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저는 먼저 원고를 작성해두고, 밥 먹을 때는 물론 공항이나 비행기에서 계속 말하기 연습을 했습니다. 특별히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 있다면, 저는 제가 발표할 내용을 빨리 외우기 위해
원고를 여러 번 작성하고 수정하면서 문장들을 큰 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했다는 것입니다. 원고를 여러 번 작성하는 이유는 원고를 작성하는 동안 머리에 컴퓨터처럼 내용이 자동으로 저장되기 때문이에요. 또한
내용을 다 외우고 나서는 말할 때의 억양과 발음에 집중하면서 거울 앞에 서서 많이 연습했는데요. 말하기 대회에서는 5분이라는 시간제한이 있어서 시간도 잘 계산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만딥 님이 한국어 통역사로 활동하고, 이번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갖게 된 방법이 궁금해요.
우선, 저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하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 무엇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열심히 하는 편인데요. 이런 마음가짐도 꾸준히 한국어 실력을 쌓을 수 있었던 동력이 됐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도움이 될 만한 저만의 학습법을 말씀드리자면, 거울 앞에서 큰 소리로 많이 말해보라는 것입니다. 거울 앞에서는 말하고 있는 자신의 몸짓이나 말하는 억양, 표정까지 미리 알 수 있어서
이상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수정하고 다시 연습하는 데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대회에서 앞에 나가 발표할 때도 한 방향만 바라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에 500명이
있다면, 모든 사람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왼쪽 사진) 2024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에서 발표를 하는 모습
(오른쪽 사진) 초청 연수 일정 중 롯데월드를 방문한 모습
이번 ‘2024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를 통해 한국의 여러 곳을 둘러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이번 초청 연수는 정말 재밌었어요. 정말 많은 추억을 만들었죠. 이번 연수에 참석하기 전에는 전 세계에 한국어를 할 수 있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 초등학생들,
중학생들과 만나서 많이 이야기했고, 그 친구들의 허락을 받아 영상을 저의 SNS에 올리기도 했어요. 제가 촬영할 때면 한국 분들이 신기해하며 저를 보고 인사하고 말을 걸었습니다. 같이 이야기한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또한 롯데월드 놀이공원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내년에 다시 한국에 갔을 때, 또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맛있었던 신당동 떡볶이랑 돈가스도 또 먹으러 갈 거예요.
지난 9월에는 한국에서 방영된 MBC 여행 다큐멘터리 ❬마사지로드❭ 인도 편에 아만딥 님이 출연해 통역을 담당하기도 하셨죠.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싶으신 생각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외국인 방송인들이 많지만, 아직 터번을 쓰고 한국어로 말하는 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터번을 쓰고 한국 방송에서 한국어로 인도를 소개하는 최초의 방송인’이 되고 싶습니다. 터번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라 인도의 신앙, 문화, 공동체와의 깊은 연결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상징이 담긴 터번을 쓰고 한국어로 인도의 문화, 종교, 역사 등을 소개한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터번을 쓰고 한국어로 말하면 대부분 저를 더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고요.
대상 수상 혜택으로 아만딥 님은 내년에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게 될 텐데요. 특별히 기대되는 점이 있나요? 한국에 유학와서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저는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는데, 내년에 어학연수를 하면서 실제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외향적인 성격이라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요. 한국에서 한국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렙니다. 한편으로는 6개월간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서 지내야 하는 게 걱정이 되지만, 잘 지내보려고 해요.
그리고 한국에 유학을 가면 방송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제 실력을 한번 보여줄 기회도 얻고 싶은데요.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일하면서 계속 한국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습니다.
2024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아만딥 님
올해 대상 수상자로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준비하는 세계 곳곳의 세종학당 학습자들에게 조언이나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순간부터 인생이 점점 바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배우겠다고 다짐했었어요. 여러분도 목표한 일을
달성하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고 계속 열심히 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천재가 아닌 저도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더니 말하기 대회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여러분도 누구든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그
일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먼저 성공한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지 말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