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종학당 특성화 사업, 한국어 관광 가이드의 길을 열다
몽골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
세종학당재단은 2016년부터 세종학당 현지 여건과 학당별 특성에 맞는 한국어·한국문화 보급 사업인 ‘세종학당 특성화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2년째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을 특성화
사업으로 진행한 몽골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의 체 시르치마 운영요원을 만나 한국어 전문 관광 가이드 양성반이 이룬 성과와 보람, 일하는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시르치마 운영요원님! 반갑습니다. 먼저 ❬월간똑똑❭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함께 2024년 세종학당 특성화 사업 운영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 운영요원 체 시르치마입니다. 세종학당에 근무한 지는 2년이 넘었습니다.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이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 중 세종학당 특성화 사업을 2023년부터 2년 동안
담당하면서 신청부터 사업 추진, 결과 보고까지 업무 전반을 담당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종학당 특성화 사업으로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을 신청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이 2년 연속 특성화 사업으로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을 신청하게 된 이유로는 몽골의 다양한 상황 배경이 있는데요. 먼저, 몽골 방문 한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와
함께 몽골 정부의 노력이 있어서 양성반 운영을 계획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점차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한국인들의 몽골 방문이 증가했습니다. 몽골은 코로나19로 침체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를 ‘몽골 방문의 해’로 정하고, 해외 관광객 1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2024년 말까지 한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또한 몽골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몽골을
방문한 한국인의 수가 2019년에 최초로 10만 명을 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2023년에는 139,512명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2023년에 몽골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위는
러시아, 2위를 한국이 차지했습니다. 2024년에는 10월을 기준으로 한국인 관광객 수가 이미 17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반면, 몽골 내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전문 관광 가이드는 부재했습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몽골인은 많았지만 관광객이 원하는 몽골의 지리, 역사, 문화, 종교, 자연 등 몽골 전반에 관한 내용을
한국어로 전달할 수 있는 전문 가이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몽골 중요 관광지의 한국어 번역과 통역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한국인 관광객들의 불만과 불편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은 ‘고객 만족을 위한 전문 가이드 교육’의 필요성을 알게 되어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 개설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몽골 가이드들의 한국어 실력, 상호
국가의 역사와 문화적 용어 이해, 관광 가이드의 기본자세 등을 교육함으로써 관광 가이드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했습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을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운영하게 된 것은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양성반을 통해 여행사에 취업하는 사례도 늘었고, 한국어 중·고급 학습자들에게 실제적이고
다양한 주제의 학습 환경을 제공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 등을 제공하면서 2년 연속으로 운영하게 됐습니다.
실습 진행 후 복드칸 궁전 박물관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 양성반 수강생들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지원하고 참여했나요? 수강생 선정 기준이나 특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 양성반 수강생들은 지원한 50명 중 면접을 통해 30명을 선발했습니다.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이상, 한국어 통·번역가, 한국어 가이드로 활동하는 16세 이상인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었는데
면접 합격자 중에는 현재 관광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거나 가이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대학생들도 있었고요. 2023년에 19명, 2024년에는 24명이 수료했습니다.
몽골의 관광 가이드 자격증 취득 방법이 궁금합니다. 몽골에서 관광 가이드로 활동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그 과정을 고려했을 때,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 수료는 어떤 도움이 되나요?
몽골관광협회 및 전문가이드통역협회에서는 관광 가이드의 자격증 시험을 단계별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12월에는 최초로 관광 가이드 기본 배경지식 및 기술과 관련하여 21일간의 교육과 실습 등으로
이루어진 자격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한국어 전문 가이드’라는 특수성이 있는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 수료생들은 지식과 경험을 함께 배우기 때문에 해당 자격증 취득은 어렵지 않으리라 예상합니다.
특히, 박물관 실습 과정이 궁금합니다. 수강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실습을 진행했나요?
양성반의 실습은 몽골의 공식 관광 가이드 자격증 취득 과정을 참고해 일반적인 관광 가이드 실습과 한국어 전문 관광 가이드 실습 두 가지로 진행됩니다. 먼저 박물관으로 이동하는 동안 버스 내에서는
일반적인 관광 가이드가 갖춰야 할 기술을 평가하고, 박물관에서는 한국어 전문 관광 가이드 능력을 평가합니다. 우선 박물관 실습에 앞서 수업 시간에 몽골의 역사, 문화와 관련된 용어를 배우고, 박물관
안내에 대해 학습하는데요. 이때 한국어 선생님이 발음을 교정해 줍니다. 실습 1주일 전에는 박물관을 직접 방문해 관광객이 되어 몽골어로 박물관에 대한 안내를 받아 실습을 준비합니다.
박물관 실습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 수료 여부가 실습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한국어만 잘한다고 수료할 수 없습니다. 몽골의 역사나 문화를 공부하지 않으면
실습에서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박물관 실습 당일에는 실습 순서와 설명할 대상을 뽑기로 정합니다. 실습은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중요한 몽골 국립 박물관과 복드칸 궁전 박물관에서 진행되는데요. 실습할 박물관과 전시실이 정해지면 순서에
따라 담당 수강생이 관광 가이드가 되어 설명하고 다른 수강생, 강사, 세종학당 관계자는 관광객이 되어 듣고 질문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때 강사는 질문을 하거나 추가적인 피드백을 해줍니다. 올해는
28명이 실습에 참석했습니다.
(왼쪽 사진) 몽골 국립 박물관 전경(사진 출처=몽골 국립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오른쪽 사진) 몽골 국립 박물관에서 실습을 진행한 수강생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같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하거나 보완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운영 과정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나 올해만의 특징이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올해는 작년보다 수강생들이 현장에 더 빨리 나갈 수 있도록, 강의와 실습을 최대한 짧은 기간에 교육하고 현장 실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계획했습니다. 또한, ‘관광 가이드 양성과정 1회 선배와의
간담회’를 열어 1회 우수 수료생들을 초대했는데요. 양성반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했는지, 현장에서 실수한 경험을 통해 가이드가 주의하면 좋을 것들은 무엇인지에 관해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수강생 채팅방을 활용해 수료 후에도 현장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면서 보고 듣고 배운 것과 관광지 곳곳의 상황 등을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수료생들이 이렇게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도움을
얻기도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강사들이 조언해 주는 등 교실 수업으로 끝나지 않고 강의 후에도 지속적인 연계 활동과 학습이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외 협력 활동으로 올해 설립된 한국어 가이드 협회에서 진행한 봉사활동에 참여해 저희 학당의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에 대해 알리는 등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했습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과정 1회 선배와의 간담회를 마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한 참석자들
2년간의 양성반 운영 성과가 궁금합니다. 수료자 중에 실제 관광 가이드로 활동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국어 교육·문화 전파에 기여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이번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에는 한국어 능력이 고급 수준인 수강생이 많았습니다. 실제 몽골 내 여행사에 소속되어 가이드로 활동하는 수강생도 5명이 있었는데, 가이드 경력 1년 차인 수강생부터 7년
차인 수강생까지 있었습니다. 또 수강생 중에는 관광 가이드를 준비하는 대학생 12명, 한국에서 자란 16세 고등학생 1명, 개인 여행사 운영자가 2명 있었습니다.
2년간 양성반을 운영하는 동안 현지 여행사에서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 수료생을 실제로 채용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은 본 과정 수료생들을 위해 여행사와 협정서를 체결하여 여름에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현지 여행사에서는 직접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을 방문해 양성반 수강생들을 면접했습니다. 그 결과, Bayan travel, Sky trip, Joy mongolia
등 몇 개의 회사에서 양성반 수료생 중에서 가이드를 채용했습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을 향한 언론의 관심도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KBS와 YTN에서, 몽골에서는 Eagle에서 양성반과 관련된 방송*을 했고 이를 통해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과 한국어 교육에 대해
알릴 수 있었습니다.
* ‘한국어 전문 가이드 양성반’이 소개된 방송 프로그램
KBS ❬한민족 하나로 소식❭ 제83회 2023.05.17
KBS ❬월드 한민족 네트워크 몽골 소식❭ 제51회 2023.05.24
KBS ❬한민족 하나로 금요일에 만나요❭ 2023.06.09
YTN ❬글로벌코리안❭ ‘한국어 달인’ 넘쳐나는 몽골 ‘한글 보급 30년’ 동포의 꿈
몽골 TV Eagle 뉴스 ❬실습보고회❭ 2023.09.25
몽골 TV Eagle 뉴스 ❬실습보고회❭ 2024.10.19.
YTN ❬글로벌코리안❭에 소개된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 (사진 출처=유튜브 YTN korean)
마지막으로 수료생과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가 관광객과 함께 몽골 전역을 여행하며 한국어로 몽골을 소개하니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관광 가이드로 활동한 수료생들도
보람을 느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저 역시 2023년에 양성반을 수료했는데 제가 맡은 첫 번째 여행은 관광객들 대부분이 대학 이사님과 교수님이었던 패키지 여행이었습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를 하는 동안
양성반에서 배웠던 것들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여름 내내 양성반 수료생들이 매우 바쁘게 가이드로 활동하는 것을 보니 너무 자랑스러웠고, 이를 통해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의 이미지도 좋아져 뿌듯했습니다. 수료생들도 세종학당을 방문해 강사, 담당자, 재단에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2년 동안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이 진행되면서 양성반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 과정은 언제 시작하는지 저희 세종학당 페이스북이나 전화로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반가운 마음입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과정 결과 보고회 및 수료식에 참석한 수료생들과 관계자들
내년에도 세종학당 특성화 사업으로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을 신청한다면 어떤 점이 중요할까요? 양성반 운영 경험을 토대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특성화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에서는 5월 초부터 10월 말까지를 관광 시즌으로 봅니다. 한국어 관광 가이드 양성반 운영은 가을이나 겨울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늦어도 3월 초에 시작해야 울란바토르에서 실시한 실습을 실제 유적지에서 진행할 수 있기에 강의나 실습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성화 사업을 통해 몽골 내
한국어 가이드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재단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업을 함께한 학당장을 비롯한 학당 관계자, 강사, 한국어 가이드 협회 관계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