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한국문화의 멋과 매력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겠습니다.”
‘2025 북미 세종학당 운영자 워크숍’에 참가한
이해돈 문화원장과의 만남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관을 거쳐 현재 LA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을 이끌고 있는 이해돈 문화원장은 지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25 북미 세종학당 운영자 워크숍’에 참석해 북미 지역 세종학당의
역할과 운영 방향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습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멋과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이해돈 문화원장을 만나 워크숍에 참가한 소감, 그리고 북미 지역에서의 한국어·한국문화 확산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해돈 문화원장님! 반갑습니다. 먼저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LA한국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세종학당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LA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은 미국 남서부 지역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교육하는 기관입니다. 타국의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 정서가 담긴 언어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국어는 한국을 제대로 알고 체험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LA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강좌는 1995년 11월 처음 개설됐으며 2007년부터 ‘세종학당’이라는 명칭 아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LA와 인근 지역의 한국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돼
입문부터 고급까지 총 7단계, 9개 반의 강좌가 개설돼 있습니다. LA한국문화원 세종학당 학습자들은 가족과의 소통 등 다양한 목표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모두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애정이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 봄 학기부터는 줌(Zoom) 기반의 실시간 온라인 강좌도 시작해 시·공간의 제약으로 참여가 어려웠던 학습자들에게도 다양한 한국어 수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2021년 가을 학기부터는
LA 코리아센터에 위치한 미국 거점 세종학당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온라인 강의와 대면 수업을 함께 운영하면서, 미국 지역에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보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도 LA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은 한국어 교육 관련 기관들과 협력하고 다양한 한국문화 프로그램을 활용해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멋과 매력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2025 북미 세종학당 운영자 워크숍’에서 환영 인사를 전하는 이해돈 LA한국문화원장
문화원장으로 부임하시기 전에는 한국어 확산 정책을 총괄하는 문체부 문화정책관에 재임하셨던 것으로도 알고 있습니다.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서 세종학당 현장으로 나와 보시니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
앞으로 세종학당 운영은 어떤 방향으로 구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정책관으로 1년 2개월 정도 근무하면서 한국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 우수성 등을 널리 홍보하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특히 국어정책과를 통해 한국어 관련 정책과 사업을
추진했으며 그중에서도 해외 한국어의 보급과 교육을 담당하는 세종학당재단을 지원하고 관리‧감독하는 일이 주요 업무 중 하나였습니다. 나날이 증가하는 해외 한국어 학습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원하기
위해 세종학당재단 임직원들과 함께 깊이 고민하고 노력해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해외 한국어 교육에 관한 정책 수립, 예산 지원, 조직 관리 등 간접적인 업무 중심이었다면, 이곳 LA에서는 한국어 교육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고 교원들을 배치하며 학습자들을 관리하는 등 현장
중심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미국 현지 학습자들의 한국어 학습에 대한 노력과 한국어 선생님들의 열정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있습니다. 학습자들 대부분이
학교나 직장을 마치고 저녁 시간에 한국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수업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과 표정들이 사뭇 진지하면서도 즐거워 보였습니다. 저는 학생 시절 외국어를 힘들고 지루하게 배웠던
경험이 있어서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즐겁게 배우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 이런 기회를 제공하는 LA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이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학습자들이 더 쉽고 오래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문화와 한국 자체를 좋아하고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교과과정, 교원, 교재,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 다양한 활동 등을 학습자의 수요에 맞춰
개발하고 운영할 계획입니다. 단순한 취미나 호기심 차원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배우고 나아가 한국과 관련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준과 분야의 프로그램을 LA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2025 북미 세종학당 운영자 워크숍’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왼쪽부터) 세종학당 운영교육, 한국문화 교수법 및 실습
문화원장님께서는 지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2025년 북미 세종학당 운영자 워크숍’에 참석하셨는데요. 워크숍 전체 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셨나요?
이번 워크숍에는 북미 지역 세종학당 13곳에서 학당장, 운영진과 교원 등 40여 분이 참석해 각자의 학당 운영 현황과 성과, 애로사항 등을 나누고 배우는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학당이 설립된
시기와 배경, 상황과 어려움 등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현지인들의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선호가 과거에 비해 증가했고 한국어 교육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점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종학당의 위상과 역할도 강화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 본부와 세종학당재단의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현지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세종학당재단 중심의
획일화된 일원적인 관리보다는 각 권역별 세종학당 거점 중심의 현지 맞춤형 지원과 관리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현지 운영진과 교원들의 생생하고 진솔한 현장의 목소리,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등을 직접 듣고 의견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향후 세종학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확인하는 소중한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워크숍을 마무리하면서 각 세종학당의
명칭을 한글 붓글씨로써서 족자 형태로 만들어 전달했는데, 참석자들 모두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뿌듯해하고 즐거워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2025 북미 세종학당 운영자 워크숍’ 참가자들의 기념사진
현재 북미 지역에서의 한국어·한국문화 수요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또 이런 수요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한국문화원과 세종학당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문화원장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북미 지역의 한류 열기는 다른 지역 못지않게 뜨겁고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초기에는 10대를 중심으로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와 여러 연령층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케이팝,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 중심의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이제는 한국과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지고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북미 현지에서 한국과 한국문화를 깊이 있고 정확하게
소개하고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문화원과 세종학당이 한국문화의 대표성과 정체성, 우수성을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들을 현지 수요에 맞게 기획하고 추진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문화와
의례, 순수예술, 생활문화, 인문학, 종교 등 한국인의 정체성과 특징을 대표하는 프로그램들을 현지에 소개하고, 일상에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미
현지의 주류 기관들과 인사들(정부기관, 학교, 경찰 및 예술기관과 단체 등)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차원의 교류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한국문화원과 세종학당은 한국문화의
해외 발신지이자 교류·협력의 거점기관으로서, 각자의 전문적인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보유한 자원들을 서로 공유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금보다 협력을 강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