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넘어 문화를 나누는 공간,
그 중심에 세종학당이 있습니다.”
‘2025 유럽 세종학당 워크숍’에 참가한
장소영 교원과의 만남
지난 11월 4일, ‘2025 유럽 세종학당 워크숍’ 중 진행된 영상 공모전 ‘세종 특파원’ 시상식에서 스웨덴 예테보리 세종학당 장소영 교원이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장소영 교원을 만나 수상 소감과 함께 영상 속 예테보리 세종학당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장소영 교원님! 반갑습니다. 먼저 ‘월간 똑똑’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현재 활동 중이신 세종학당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스웨덴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장소영 교원입니다.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스웨덴 서부 해안의 예테보리에서 2020년에 문을 연 예테보리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예테보리 세종학당에는 한국인 배우자나 친구와 더 잘 소통하고 싶은 분, 한국 드라마나 케이팝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분, 그리고 한국 입양 동포분까지 다양한 학습자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문화 특성상 학습자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다소 낯을 가리는 편이지만, 수업이 거듭될수록 서로 마음을 열고 친구가 돼가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해집니다. 다양한 학습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어로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이 제게는 큰 기쁨이 되고 있어요!
Q.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현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교원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올해 하반기부터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스웨덴으로 이주하기 전부터 한국어 교원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한국에서 관련 자격을 취득했는데요. 이곳에 와 보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외국인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외국인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가진 언어와 문화 교육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수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국어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저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특히 현지 학습자들의 관심사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니 제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지고, 생각도 이전보다 훨씬 유연해진 것 같아요.
장소영 교원의 수업에 참여한 예테보리 세종학당 학습자들
Q. 교원님께서는 지난 11월 4일, ‘2025 유럽 세종학당 워크숍’ 중 진행된 ‘세종 특파원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으셨어요. 축하드립니다! 공모전에서 수상하신 소감과 함께 수상작의 영상 내용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이번 ‘세종 특파원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무엇보다 이 상은 예테보리 세종학당의 학습자들과 관계자분들의 도움 덕분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모전에 출품한 영상에는 제가 평소 진행하는 여러 수업과 프로그램의 모습을 담았는데요. 먼저 1A반 수업을 통해 학습자들이 한국어 고유어 숫자를 재밌게 배우는 장면을 소개했고, 한국 여행 워크숍에서 학습자들이 한국 여행에 필요한 표현과 정보를 배우며 언어와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특히 민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학습자들과 함께 스웨덴의 대표적인 차 문화인 ‘피카(Fika)’를 즐기는 장면을 담았는데요. 스웨덴의 일상 문화 속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마련되고, 이어 한국의 민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두 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학습자들이 한국문화를 더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교원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어요. 또 영상에는 학습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한국어와 스웨덴어를 함께 연습하는 ‘스프록 카페(Språk Café)’ 장면도 담았습니다. 이를 통해 세종학당이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공간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즐기는 ‘소통의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영상에서 소개된 ‘한국 여행 워크숍’ 장면
‘세종 특파원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소영 교원(오른쪽)
Q. 수상작 ‘안녕 스웨덴’ 영상에서 ‘상호문화주의로 꿈꾸는 유럽 지역 세종학당 이야기’라는 공모전 주제와 가장 잘 어울렸던 장면 중 하나가 예테보리 세종학당의 대표 문화 활동인 ‘스프록 카페’ 모임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프록 카페’는 어떤 모임인지 소개 부탁드리며, 이 문화 활동을 통해 한국어 교원으로서 특별히 느끼신 점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A. ‘스프록 카페(Språk Café)’는 스웨덴어로 언어라는 뜻의 스프록(Språk)과 카페(Café)가 합쳐진 말로, 언어와 문화 교류 모임을 뜻합니다. 스웨덴에서는 이탈리아어, 체코어 등 다양한 언어 카페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요.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한국어 학습에 접목해 봤습니다. 이민자가 많은 스웨덴에서 자연스럽고 즐겁게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상호문화주의적 분위기에서 착안해 시작하게 됐죠. 이곳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는 스웨덴 사람뿐만 아니라 스웨덴어를 배우는 한국인도 함께 참여해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스프록 카페는 한 학기에 약 3회, 시립 도서관에서 ‘드롭인 방식(drop-in, 자유 참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참여율이 높은 편이라 참여자들이 모임을 더 자주 열어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스프록 카페 활동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학습자들이 평소 수업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자신감과 언어 활용 능력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순간들이었습니다. 학습자들이 그동안 배운 표현을 실제 상황에서 사용해 보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이런 활동을 더 자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실 밖 경험이 교실 안 배움을 얼마나 단단하게 연결해 주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이는 이런 활동이 상호문화주의가 가장 생생하게 실현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문화 교류 활동인 ‘스프록 카페’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Q. 이번 워크숍은 유럽 각지의 세종학당 관계자(학당장, 운영요원, 교원)들이 함께 모여 교류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유럽 지역의 세종학당 관계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은 특별한 배움이나 느낀 점이 있으셨나요?
A. 이번 워크숍에서는 유럽 곳곳에서 온 세종학당 관계자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나라마다 환경도 다르고 수업 방식도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모두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다른 세종학당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업 아이디어나 프로그램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덕분에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도 적용해 보고 싶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또한 수업과 운영에서 겪는 공통적인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든든했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유럽 지역의 세종학당들이 서로 의지하고 배우는 따뜻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2025 유럽 세종학당 워크숍’에서
세종 특파원 공모전 사례를 발표 중인 장소영 교원
워크숍 기간 중 진행된 ‘한국문화 연수(한식)’에 참여한
장소영 교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Q. 마지막으로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한국어 교원으로서 품고 있는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서도 들려주세요.
A. 예테보리 세종학당에서 이루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는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언어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활기찬 학습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스프록 카페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을 통해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자신 있게 사용하고, 한국과 스웨덴, 그리고 서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습자 한 명 한 명이 한국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지 학습자들의 관심과 필요에 맞춘 창의적이고 즐거운 수업 방식을 계속 개발하고 싶습니다.